쌍둥이가 꼭 둘일 필요는 없다? 키메라, 반일란성 쌍둥이에서 밝혀지는 유전의 새로운 패러독스
우리가 알고 있는 쌍둥이의 기준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하나의 수정란에서 갈라져 나와 100% 유전자가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 두 개의 수정란이 동시에 착상되어 50%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 그러나 실제 생명 현장은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놀라운 사례들로 가득합니다. 최근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경계를 넘는 쌍둥이들, ‘반일란성’과 ‘키메라’입니다.
먼저 반일란성 쌍둥이, 일명 세스퀴지고틱 쌍둥이는 하나의 난자가 두 개의 정자에 의해 동시에 수정되면서 발생합니다. 이들은 어머니로부터는 동일한 유전자를 받지만, 아버지의 유전자는 일부만 공유하게 됩니다. 2019년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쌍둥이가 실제로 존재하며, 심지어 태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학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 경우 자매이지만, 유전적 구성은 기존 일란성과 이란성의 그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키메라’ 인간의 존재는 과학적, 철학적으로 더 깊은 충격을 안겨줍니다. 키메라 현상은 두 개의 수정란이 착상 초기에 융합되어 하나의 개체가 되면서 발생합니다. 즉, 하나의 몸에 서로 다른 두 유전자 조합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서로 다른 색의 눈을 가지거나, 유전적 검사에서 다른 사람처럼 나오는 사례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어떤 키메라 환자의 경우, 자신의 자녀의 유전자가 법적으로 ‘자신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판정까지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연구 주제는 “반일란성과 키메라: 쌍둥이의 경계에서 발견되는 유전체 발달의 예외 원칙과 그 철학적 함의”입니다. 큐니버시티 연구원 여러분, 이처럼 생물학적 ‘정상’의 기준을 무너뜨리는 쌍둥이들의 세계를 더 깊이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유전과 개체성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유전적 정체성과 생물학적 다양성의 경계를 탐구하는 이 연구를 논문으로 출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