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많은 사회학자들이 주목하는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아버지의 부재’입니다. 과거 가족 구조에서 아버지는 생계부양자, 권위자, 규범의 수호자 등 명확한 위치를 차지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 위치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면서 아버지의 역할은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며, 때로는 필요 없는 존재로 인식되기까지 합니다. 실제로 OECD 국가들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한부모 가정, 특히 ‘아버지 없는 가정’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아버지라는 존재가 이토록 빠르게 퇴장하고 있을까요? 산업화와 도시화,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 이혼율 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권위의 해체’라는 시대적 흐름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과거의 ‘엄한 아버지’상은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감정노동과 육아에 취약한 전통적 부성성은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인식도 늘고 있습니다. 결국 아버지라는 역할은 과거의 위상과는 다른 새로운 정체성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아버지의 부재는 청소년의 자존감, 정체성, 성역할 발달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남성 청소년에게는 ‘역할 모델 상실’이라는 문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반면, 아버지의 역할이 단순히 전통적인 권위로 환원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돌봄의 주체’로서 새로운 부성성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부성성의 위기는 단지 가족 내부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 구조와 인간관계의 재구성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문제입니다.

이번 연구 주제는 아버지의 부재가 단지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정체성과 구조를 바꾸는 중요한 단서임을 탐색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과거의 부성성과 현대의 다양해진 가족 구조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새로운 아버지상’을 상상하고 제시할 수 있을까요? 큐니버시티 연구원 여러분, 부성성의 위기와 사회 변화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출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