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공(空)’은 “모든 존재는 고정된 실체가 없이, 상호 의존적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사상입니다. 이 사상은 일찍이 기원전 5세기경 부처님에 의해 제시되었으며, 나가르주나(용수)에 의해 중관학파에서 철학적으로 정교화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고대 사상이 현대의 최첨단 물리학 이론인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과도 깊은 연결점을 갖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주장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존재와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실제로 과학적 담론과 대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은 관측되기 전까지 입자 상태가 ‘불확정성’에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즉, 전자가 특정 위치에 “있다”고 말할 수 없고, 확률적인 파동으로만 존재합니다. 이러한 개념은 실체가 본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불교의 공 사상과 흡사합니다. 또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인 배경이 아니라, 물질의 상태에 따라 ‘상호 의존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에서 고정된 실체를 부정하는 불교적 시각과 유사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런 유사성은 단순한 비유일까요? 아니면 서로 다른 언어로 표현된 동일한 진리를 바라보는 방식일까요? 최근에는 물리학자들과 불교 철학자들 간의 학제 간 대화도 활발해지고 있으며, 불교의 명상 수행이 뇌과학과 인지과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의식이 물리적 실재를 결정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으며, ‘실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꺼내들고 있습니다. 이는 곧 공 사상의 현대적 해석이 물리학의 미해결 문제와 맞닿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이번 연구 주제는, 불교의 ‘공’ 사상과 현대 이론물리학의 철학적 공명을 조명합니다. 존재는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실제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큐니버시티 연구원 여러분, 공 사상과 양자역학의 만남을 탐구하여 인간 인식의 경계를 확장하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출간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과 실재의 문제, 지금 우리가 함께 파고들어야 할 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