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3년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은 백성을 위한 문자로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백성들이 새 문자를 어디서, 누구에게 배우고 익혔는지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특히 지역에서의 문해력 확산과 초기 한글 교육의 실질적 역할을 누가 맡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빈약합니다. 이에 주목되는 것이 바로 조선의 교육 기관인 ‘서당’입니다. 비록 사립 교육 기관이었지만, 지역 유생과 아이들을 가르치던 서당이 초기 한글 보급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하지만 서당의 교육은 대부분 한문 중심이었기에, 한글 교육이 실제로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훈민정음 해례》, 《용비어천가》 등 초기 한글 문헌과 지역 향약 문서나 서당 교육 자료를 비교 분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한글로 작성된 혼례 문서, 제문, 편지 등의 실용문이 발견되어 서당 교육의 실질적 영향력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서당에서의 한글 교육이 전면적인 정규과정은 아니었더라도, 소규모 문맹 퇴치나 생활 언어 교육의 차원에서 활용되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특히 여성을 포함한 하층민이 한글 문서에 접근할 수 있었던 기록들이 있다면, 서당이 당대 문자 보급에서 얼마나 실질적 역할을 했는지를 재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글이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지식 확산의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을 밝히는 데도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이번 연구 주제는 조선 초기 한글이 지역 사회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서당이 어떤 교육적 역할을 했는지를 역사 자료를 통해 밝혀보는 것입니다. 특히 향약 문서, 실용 한글 문서, 지방 문헌 등을 분석하여 초기 훈민정음 교육의 실태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큐니버시티 연구원 여러분, 훈민정음 창제 이후 실제로 문자를 배운 백성들의 삶의 현장—서당—을 중심으로 초기 한글 보급 과정을 깊이 연구해 보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출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