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우리는 버섯을 식물로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과학시간부터 버섯은 풀과 나무처럼 땅에서 자라고 광합성은 하지 않지만 ‘식물’처럼 다뤄져 왔지요. 그러나 분자계통학과 진화생물학의 최신 연구 결과들은 이 버섯을 포함한 균류(fungi)가 식물보다 오히려 동물과 더 가까운 생물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실제로 균류는 동물의 외골격과 유사한 성분인 키틴질로 구성된 세포벽을 가지며, 광합성을 하지 않고 외부 유기물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생존합니다. 이는 식물이 아닌, 동물적 특징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동충하초 같은 ‘기생 버섯’의 존재를 통해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동충하초는 곤충이나 절지동물에 기생해 그 몸 안에서 성장하고, 결국 숙주를 죽이며 버섯을 자라나게 합니다. 이는 동물과 유사한 먹이 포획 및 생존 전략으로, 일반적인 식물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현상입니다. 계통 발생적으로 보아도 균류는 식물계보가 아닌, 후생동물과 가까운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버섯을 식물처럼 인식해 왔을까요? 이는 19세기 이전의 생물 분류체계에서 ‘움직이지 않는 생물’은 전부 식물로 여겼던 관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유전자의 염기서열 비교를 통해 진화 경로를 추적하는 현대 생물학은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엎고 있습니다. 식물과 균류는 약 15억 년 전쯤에 갈라졌고, 균류와 동물은 더 가까운 시점에 공통 조상을 가졌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번 연구 주제는 ‘균류’라는 존재에 대한 고정관념을 넘어, 생물 분류학의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계통발생학적 통찰을 제공합니다. 버섯은 과연 어디에 속해야 하는가? 여러분이 직접 분자생물학과 진화계통도를 분석하며 이 문제에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큐니버시티 연구원 여러분, 균류의 계통과 진화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그 결과를 큐니버시티에서 논문으로 출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