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처럼 정체가 잦은 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셨을 겁니다. “차선을 계속 바꾸는 게 더 빠를까, 아니면 한 차선에서 꾸준히 가는 게 더 나을까?” 실제로 많은 운전자들이 막히는 구간에서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 수시로 차선을 변경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행동이 정말 효과적인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지, 아니면 오히려 전체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는지는 충분히 과학적으로 따져볼 만한 주제입니다.

차선을 자주 바꾸는 운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앞차보다 몇 대를 더 앞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과정에서 주변 차량의 속도를 줄이게 만들고, 흐름을 단절시킨다는 데에 있습니다. 특히 고속도로나 자유로처럼 차량이 밀집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흐름의 끊김이 연쇄적으로 퍼지면서 ‘유령 정체’라고 불리는 비자발적인 정체 현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체 차량의 평균 속도는 더욱 낮아지게 됩니다.

실제로 일본 교토대학교 연구진은 실험실 안에 원형 트랙을 설치하고 차량들을 동일한 간격으로 주행시키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일정한 흐름이 유지되었지만, 단 한 대의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거나 방향을 바꾸자마자 그 영향이 점점 뒤로 퍼지면서 전체가 멈춰 서는 정체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 실험은 차선 변경이나 급정거와 같은 개인 행동이 교통 흐름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차선 변경이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진입로나 출구를 이용하거나,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필수적인 차선 변경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조급한 마음으로 반복적으로 차선을 바꾸는 행동은 자신뿐만 아니라 전체 교통 흐름을 저해하고, 사고의 위험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도로는 혼자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공공의 자산이기 때문에, ‘전체의 흐름’과 ‘집단의 효율’을 생각하는 운전 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번 연구 주제는 ‘차선 변경이 교통 흐름에 미치는 영향과 집단 효율성의 역설’입니다. 우리 사회가 조화롭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행동이 전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큐니버시티 연구원 여러분, 교통 흐름과 인간 행동의 관계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출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