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 진짜 재활용 되고 있을까? 우리가 헛수고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분리수거 강국’입니다. 플라스틱, 캔, 병, 종이, 심지어 스티로폼까지 세분화해 버리는 것이 일상이 되었죠. 1995년부터 시행된 종량제 쓰레기 봉투 제도와 더불어, 재활용 쓰레기는 따로 분리해서 무료로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시민들의 환경 의식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종종 들립니다. “분리수거 잘해도 어차피 다 섞여서 간다더라…?”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같이 정성껏 분리해내는 재활용 쓰레기들, 진짜 잘 재활용되고 있는 걸까요?
분리수거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을 다시 사용해서 자원 순환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약 60% 이하, 종이와 캔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복합 재질, 오염된 쓰레기, 비닐류는 여전히 상당 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습니다. 즉, 분리수거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재활용되는 건 아닌 셈입니다.
그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첫째, 시민들이 아무리 잘 분리수거를 해도, 세척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이물질이 묻은 경우 해당 쓰레기는 ‘재활용 불가’ 판정을 받습니다. 둘째, 재활용 업체는 경제성을 따집니다. 즉, 재활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신재료보다 비싸다면 그냥 버리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국내에 플라스틱을 재활용해줄 공장이나 기술이 부족한 탓에, 한때 중국 등에 수출하던 폐플라스틱이 갈 곳을 잃고 폐기물 대란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분리수거를 하는 것이 ‘헛수고’에 불과한 것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정확한 분리배출과 세척, 그리고 투명한 재활용 시스템의 구축이 함께 작동해야만 진정한 자원 순환이 이루어집니다. 또, 최근에는 고온 분해를 통해 재생연료로 만드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 AI 기반 스마트 선별장비, 무라벨 제품 확대 정책 등 다양한 개선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주제는 ‘분리수거의 실효성과 재활용 시스템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환경을 위해 분리배출을 실천하고 있지만, 그것이 진짜로 ‘재활용’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현장 조사, 통계 분석, 기술적 진단을 통해 밝혀내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큐니버시티 연구원 여러분, 우리의 노력은 과연 헛수고가 아닐까? 분리수거의 진실을 밝혀보고, 그 결과를 논문으로 출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