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과 공학의 수많은 계산을 가능하게 만든 ‘로그(log)’라는 개념은 누구에게서 시작됐을까요? 바로 17세기 스코틀랜드의 귀족이자 수학자인 존 네이피어(John Napier)입니다. 그가 1614년에 발표한 『놀라운 로그의 설명(Mirifici Logarithmorum Canonis Descriptio)』는 당시 수학자들과 천문학자들에게 획기적인 도구를 제공했으며, 로그는 복잡한 곱셈을 단순한 덧셈으로 바꾸는 계산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 덕분에 수많은 천문 계산이 가능해졌고, 케플러 같은 과학자들이 그의 도구에 감탄했다는 기록도 전해집니다.

존 네이피어는 수학자이면서도 당대에는 마법사, 점성술사, 예언자 등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일화는 ‘도둑과 수탉’ 이야기입니다. 네이피어는 자신의 물건을 훔친 하인을 찾기 위해 검은 방 안에 수탉을 숨겨두고, 거짓말을 한 자는 수탉이 알아본다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손을 수탉 위에 얹도록 했지만, 범인은 수탉이 무서워 손을 대지 않았고, 네이피어는 이 간단한 심리 트릭으로 도둑을 밝혀냈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그가 마치 마법처럼 이성과 직관을 결합한 인물이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로그뿐 아니라, 그는 계산을 더 빠르고 쉽게 하기 위한 기계인 ‘네이피어의 막대(Napier’s bones)’도 고안했습니다. 이는 훗날 계산기의 선조가 되었으며, 그의 계산에 대한 집착이 인류 전체의 수학적 사고 방식을 바꿨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는 종교적 신념과 묵시론에도 심취해 종말의 시기를 예언하는 글도 남겼으며, 이러한 그의 다면적 삶이 오늘날의 수학자와 과학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주제는, ‘로그’를 통해 수학적 계산을 단순화하고, 수천 년 과학 계산의 패러다임을 바꾼 존 네이피어의 업적을 다각도로 조명합니다. 큐니버시티 연구원 여러분, ‘마법사’라 불리던 이 지식인의 생애를 탐구하고, 그의 로그 개념이 과학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논문으로 출간해 보시기 바랍니다. 로그와 계산 혁명, 지금 여러분이 탐구해 주셔야 할 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