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였던 시, 시였던 노래? 고려 ‘동동’ 속요의 사라진 음악을 복원할 수 있을까?”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속요 「동동」은 단순한 시가가 아니라, 실제 음악과 함께 불렸던 노래였습니다. 특히 「동동」은 매달의 계절적 상징을 노래하며 임금에 대한 충성과 그리움을 표현하는 왕실 음악으로 전해지는데요.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이 노래의 실제 멜로디나 리듬을 알 수 없습니다. 가사만 남아 전해지고, 음악적 구조는 대부분 사라져버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려 후기에 편찬된 『악학궤범』에는 당시 음악의 조(調), 악기 편성, 연주 방식 등에 대한 정보가 일부 남아 있어, 음악-문학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문학적으로 「동동」은 매 연마다 반복되는 ‘동동다리’라는 후렴구와 함께, 계절과 감정을 연결하는 상징과 은유가 풍부하게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반복 구절이 단순한 운율 장치였는지, 실제 음악적 클라이맥스를 이끄는 구성요소였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태입니다. 현재로서는 이 가사가 어떤 음계와 리듬에 맞춰 불렸는지 알기 어렵지만, 당시 사용된 향악(鄕樂)의 리듬 패턴과 고려가 사용한 오음음계 등을 바탕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즉, 문학적 구조와 음악적 형식이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를 복원하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고려 속요가 단절되지 않고 조선 전기까지 일정 부분 전승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같은 시기의 중국 송나라나 원나라 음악 문헌과의 비교를 통해 당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통용되던 음악의 코드와 문학 양식을 유추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몽골의 ‘장가’ 음악 구조와의 비교나, 『악학궤범』 속 유입악의 음률 분석은 고려 속요의 잃어버린 음악적 퍼즐을 맞추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아시아 음악사 전체 속에서 「동동」의 위치를 재조명하는 일도 가능합니다.

이번 연구 주제는 단순히 고려 가요의 음악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학과 음악의 융합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구조적으로 밝히려는 시도입니다. 이는 고대 문학 작품을 텍스트로만 이해하는 데서 벗어나, 실제로 ‘공연되었던 예술’로서 복원하려는 중요한 시도입니다. 큐니버시티 연구원 여러분, 고려 속요 「동동」의 음악성과 문학성의 상호작용을 복원하여, 그 결과를 논문으로 출간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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